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탱자탱자 한의원
오늘도 우두커니
원장실 창가에 앉아
모니터 불빛만 쳐다본다.
별 하나
별 둘
별 셋.
백을 세면
환자가 문을 열고 들어올까.
간만에 온 환자는
무릎에 뜸을 뜬다.
뜸 연기가 바람처럼
치료실에 천천히 머문다.
가는 침이 허공을 가르며
몸속으로 스며들고
사혈침이 지나간 자리마다
붉은 부항컵이 조용히 놓인다.
어깨 아파 온 환자는
세월의 야속함을 말하고
나는 말없이
그 통증을 쓰다듬는다.
오늘도 공치려나 했는데
문 열리는 소리.
간만에 약 환자 두 분.
아빠가 약 먹고 좋아졌다며
용약을 부탁한다.
근근이 하루를 버티는 나도
쉬는 시간
책상에 발을 걸치고
잠시 눈을 붙인다.
탱자탱자한 나른한 오후
꾸벅꾸벅 잠든 꿈속에서
나는
허준이 된다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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